제 목 美-中 싸움에 새우등 터지나… 韓 물류업계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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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희 날짜 2019-06-10 조회수 9


세계 물동량 감소 전망… "동남아 성장 부정적 영향 일부 상쇄 가능"


활활 번지는 미-중 무역분쟁 불길에 세계 해운업계가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물동량과 운임이 하락할 수 있으며, 벌크선의 경우 중국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시황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남아 성장이 컨테이너 시황 하락을 일부 상쇄할 수 있으며, 대두 물동량도 남미산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5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붙는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렸다. 이에 중국도 맞불을 놓으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25%로 늘렸다.
 
이번 관세 확대로 미국은 지난해 중국 제품 수입액의 46.4%에 이르는 약 2500억달러 규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형국이 됐다. 중국은 미국산 수입액의 91.7%에 이르는 1100억달러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됐다.
 
추가 관세 부과도 예상된다. 현재 미국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도 관세를 붙일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검토 품목에 10%의 관세가 붙을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다.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 전망… 운임 하락도 불가피
 
G2의 다툼으로 세계 해운업계가 적잖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액 합은 8조9014억달러로 세계 무역액의 22.6%나 됐다.
 
프랑스 해운전문 조사기관 알파라이너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올해 아시아~미주항로 컨테이너선 물동량이 전년 대비 8% 이상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해운 조사기관 클락슨도 미국이 추가로 검토 중인 관세부과를 포함할 경우 세계 컨테이너선 물동량이 약 5% 감소될 것으로 봤다.
 
물동량 감소는 해운업체의 잠재적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컨테이너 선사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게다가 물동량이 줄면 통상 선박운임도 하락하게 되므로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아시아~미주항로 운항 비중이 높은 컨테이너 선사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세계 5위권 내 선사에 속하는 중국 코스코(COSCO), 프랑스 CMA-CGM 등의 미주노선 중국 선적 비중은 70%가 넘는다. 한국 대표 컨테이너 선사인 현대상선의 미주항로 비중은 전체의 40% 가량이며, 이 중 중국 선적비중은 52%에 이른다.
 
아직까지는 무역분쟁 여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컨테이너 운임은 성수기 진입으로 소폭 상승하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5월 다섯째 주 미주서안노선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달 넷째 주 대비 11.2% 상승한 TEU 당 1471달러를 기록했다. 미주동안노선 운임은 1.5% 줄어든 TEU당 2541달러를 기록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무역분쟁 영향으로 세계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고 운임 하락 가능성도 있으므로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한 것은 맞다”라며 “다만, 아직까지 그 영향은 나타나고 있지 않으므로 적어도 한 달 이상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문가는 “해운업 공급과잉 지속으로 현재 해운시장 헤게모니를 화주사가 쥐고 있는 상태”라며 “지금같은 구조에서는 물동량 축소에 따른 운임 하락이 가속화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윤희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빅데이터연구 센터장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발 물동량 감소는 단기적인 영향보다 중국 제조시설의 이탈로 이어져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향후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물동량이 감소해도 해운사가 적극 대응할 방법은 거래처 다변화 외에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대신 운임 방어에는 나서는 형국이다. 실제로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오션 얼라이언스’는 6월 중 미주항로에 3회 임시결항을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결국 윗돌 빼서 아랫돌 막는 격이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유효한 방법은 못 된다는 평가다.
 
“동남아 성장, 미-중 무역분쟁 여파 상쇄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동남아 등 아세안 지역의 물동량 증가가 컨테이너 선사에게 미치는 무역분쟁 여파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세안 경제성장으로 해당 지역 물동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FDI) 비중은 2017년 9.4%를 기록하며 지난 2010년보다 1.2%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지난해 아세안 상품교역이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을 기록, 지난 2010년보다 0.8%포인트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아세안 역외 수출 비중도 늘어 지난해에는 전체 수출의 76.4%에 이르렀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물량이 아세안 물량으로 대체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영국의 해운시황 분석기관 MSI에 따르면, 올해 4월 누계 기준 중국발 미주물량은 7% 감소했지만, 아세안 국가는 18% 증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올해 1분기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동남아 등 아세안 지역의 물동량은 오히려 늘었다”라며 “무역분쟁과의 인과관계를 정확히 짚을 수는 없지만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라고 밝혔다.
 
윤희성 센터장은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수입한 중국 상품 수입은 13.9% 감소한 반면,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화물은 40.2% 증가했다”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베트남의 미국 내 수입국가 순위가 12위에서 7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정영두 한국해양진흥공사 산업진흥센터 센터장은 “미주노선 운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동시에 무역과 물류 패턴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면서 “아시아 신흥국의 대미 수출 증가는 항해거리 증가로 이어지면서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 요인도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벌크선사, 일단은 세이프… 남미 곡물 수입 증가, 철광석 시황 반등
 
건화물선(bulk)선 시황의 경우, 일단은 미-중 무역분쟁에서 한 발 비켜나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대신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산 대두 수입이 이를 상쇄하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미국산 대두 수입비중은 전체의 16.8%로 전년 동기 대비 38.6%포인트나 감소했다. 반면, 브라질 대두 수입 비중은 63.5%로 약 26.8%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산 대두 수입이 늘었다. 올해 1~4월 아르헨티나산 대두 수입 비중은 9.4%로 전년 동기 대비 9.1%나 증가했다. 수입량으로 치면 무려 23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의 남미산 대두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파나막스(panamax) 운임도 상승세 보이고 있다. 5월 다섯째 주 파나막스 평균 현물거래(spot) 운임은 1만688으로, 전 주 대비 4.7% 증가했으며, 지난 3월 말 대비로는 25.1% 상승했다.
   
▲ 파나막스 스팟 운임 변동 추이. 출처=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여기에 철광석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일단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거대 사이클론으로 영업 중단한 호주 철광석 항만시설들이 수출을 본격 재개했다. 또한 인도와 중국의 석탄 수요 증가로 석탄 수송량도 늘어났다.
 
케이프선의 5월 다섯째 주 스팟 평균 운임(5TC)은 1만3715달러로 전주 대비 12.3% 증가했으며, 3월 말 대비로는 무려 254%나 늘어났다.
 
이 영향 등으로 벌크선 전체 운임도 상승했다. 5월 다섯째 주 발틱운임지수는(BDI)는 1095.5로 5월 첫째 주 보다 10.2%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윤희성 센터장은 “파나막스의 경우 5월 이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도 스팟시장은 물론 미래물 가격이 받는 영향은 전혀 없는 모습”이라며 “남미에서 미국 대두를 수입하는 우회수출 경로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센터장은 “중국의 대두 수입 목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돼지 사료”라며 “무역분쟁보다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에 따른 중국 사료용 곡물수요 감소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 케이프 스팟 운임 변동 추이. 출처=한국해양수산개발원

“벌크선사, 장기적 관점에서 무역분쟁 영향 클 것”
 
일각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무역분쟁이 벌크선사에게 미칠 피해는 비교적 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우선 남미의 대두 수입량이 결국 미국산 수입량을 온전히 대체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양적 한계가 있으며, 미국과 남미의 지리적 차이로 대두 수확계절도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클락슨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곡물 해상물동량이 약 5.2% 감소할 것으로 봤다.
 
게다가 무역분쟁으로 미·중 경제성장률이 감소하면 식품, 철강, 에너지 등 제반산업 성장이 둔화돼 철광석, 곡물 등의 운반량도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벌크선 수입 물량 약 65%는 에너지자원과 식량자원이 차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세계 벌크선 시황을 지지하는 동력은 결국 중국의 철광석, 석탄, 곡물 수입이므로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건화물선 시황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시황 하락이 예상되지만,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다른 전문가는 “벌크선 운임은 일시 반등에 따른 회복 후에 답보 혹은 하락되는 형태로 그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물거래(spot) 비중이 높은 벌크선사가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시황에 따른 운임 변동이 수익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장기계약 비중이 높은 벌크선사는 고정운임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역분쟁 영향을 덜 받는다.
 
한국 대표 벌크선사인 팬오션의 장기운송계약 비중은 약 40% 가량이며, 대한해운의 장기계약 비중은 약 60% 내외다.

팬오션 관계자는 “단발적 스팟 거래를 줄이는 방법 등으로 수익 효율을 늘리고 장기계약을 유지해 안정성을 지속 확보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대응보다는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한국 중·소형 해운사 중에 벌크선을 스팟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한국 중소선사의 중고선박을 매입 후 비교적 저렴한 값에 재임대하는 세일즈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선박 매각시에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유상증자 등으로 개입해 자본확충을 돕고 있으며, 해운사 긴급 자금대출에 보증을 서며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정영두 센터장은 “벌크선 시황이 침체기로 접어들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라며“중소선사 지원과 리스크 관리 컨설팅을 병행해 기업생존과 선박금융 안정성을 동시에 도모해야 하며 사전적인 구조개선도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은 제한적
 
다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한 영향은 비교적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말, 한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0.3%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로 원·달러 환율은 급상승 했다. 달러 당 1200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는 한은 개입 등으로 다소 하락해 6일 기준 달러 당 1178원을 기록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 기준통화는 미 달러화이므로 환율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라며 “오히려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 환차익이 늘어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대부분의 선박금융이 미 달러화로 거래되므로 이를 원화로 바꿔 감사보고서를 공시할 경우 부채비율이 상승할 수 있다”라며 “다만 지표상 변동일 뿐 실제 현금흐름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라고 밝혔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